FACTFULNESS 팩트풀니스 요약 4
4. 공포 본능
바닥에 흥건한 피
비행기가 추락해 부상자들이 긴급히 헬리콥터로 병원에 도착했다. 부상자는 붙은 상하의가 붙은 옷에 구명조끼를 입은 남자였다. 그의 팔다리에 경련이 일었고 나는 간질 발작이라고 생각햇다. 상하의가 붙은 옷을 보고 공군 조종사옷이겠구나 생각하는 찰라에 바닥의 흥건한 피를 보았다. 빠르게 응급처치해야한다고 생각했고, 환자에게 다친곳이 어디냐고 물어봤다. 환자는 말을 잘하지 못했다. 그의 말을 잘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러시아어 같았다. 그는 격추당해 스웨덴 영토에 떨어진 러시아 공군 조종사가 분명했다. 그렇다면 러시아가 우리를 공격했다는 것이고 이는 제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다는 것을 의매한다. 나는 그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나는 그때의 엉터리 판단을 두고두고 잊지 못했다. 모든 게 내 판단과는 정반대였다. 비행기 조종사는 러시아 사람이 아니라 스웨덴 사람이었고, 전쟁이 아니라 평화로운 시기였으며, 간질 발작이 아니라 추위에 몸을 떨었고, 그래서 말을 알아듣기 힘들었던 것이였다. 피는 구명 조끼안에 들어 있던 컬러 앰플이었다. 하지만 그때는 모든 판단이 그럴듯했다.
나는 어렸을적부터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항상 두려웠다. 경험이 없던 나는 응급 상황을 처음 마주하고는 머릿속에서 재빨리 최악의 시나리오를 지어냇다. 보고 싶은 것은 못보고, 볼까 봐 겁나던 것만 본꼴이다. 늘 비판적인 사고를 하기는 어렵지만, 특히 두려움에 떨때는 거의 불가능하다. 머릿속이 공포에 사로잡혀 있으면 사실이 들어올 틈이 없다.
주목필터
우리는 뇌에는 간극 본능, 부정본능, 직선 본능등 10가지 본능의 필터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정보는 이필터를 통과 못하지만, 극적인(이야기가 있는) 여러 본능에 호소하는 정보는 구멍을 통과한다. 결국 극적 본능에 딱 맞는 정보만 주목하고 다른 정보는 무시해버린다. 그리고 언론이 그 본능을 이용해 주의를 사로잡는 탓에 우리는 세상을 과도하게 극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극적 본능 중에서도 뉴스 생산자가 정보를 선별해 우리 소비자에게 제시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공포 본능이 아닐까 싶다.
공포 필터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의 높은 순위 4가지가 있다. 뱀, 거미, 높은곳, 좁은 공간에 갇히는 것이다. 이런 두려움은 우리 뇌에 깊이 내재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진화와 관련한 명백한 이유가 있어서, 우리 조상은 신체 손상, 감금, 독에 대한 두려움 덕분에 생존률이 높아졌다. 이런 위험 감지는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공포 본능을 일깨우고, 뉴스에서도 그런 본능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날마다 볼 수 있다. 해마다 6만명이 뱀에 물려죽는 1,2 단계 사람들에게는 이런 두려움이 여전히 유용하다. 3, 4단계의 삶에서는 유용함보다는 해가 많을 것이다. 특히 공포 본능이 세계관을 왜곡하는 탓에 해롭다. 실제 세계는 다른 어느 때보다 덜 폭력적이고 더 안전하다.
자연재해 — 지난 100년간 연간 자연재해 사망자수는 절반이하로 줄었다. 오늘날 자연재해 사망자가 크게 줄어든 이유는 자연이 변해서가 아니다. 다수가 더이상 1단계에 살지 않기 때문이다. 자연재해는 소득수준을 가리지 않고 닥치지만, 피해 정도는 매우 다르다. 부유할수록 철저히 대비한다.
보이지 않는 4000만 대의 비행기 — 2016년에 초아 4000만대의 상업 항공기가 목적지에 무사히 착륙했다. 치명적 사고를 당한 항공기는 10대에 불과하다. 언론이 언급하는 항공기는 당연히 이 10대다. 전체 항공기 가운데 0.000025%다. 무사히 착륙한 항공기는 뉴스거리가 되지 못한다. 1930년대에는 비행기를 탄다는게 매우 위험한 일이었고, 사고가 많아 승객이 겁을 먹곤 했다. 1944년 시카고 합의 이후로 항공 사고 보고 양식을 통일해 서로 공유하고 위험 요소를 조직적으로 찾아내고, 안전조치를 개선해나갔다. 공포 본능은 워낙 강해서 전 세계가 협력해 위대한 발전을 이루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전쟁과 갈등 — 제2차 세계대전에서 6500만 명이 사망했다. 인류역사상 강대국 간에 이렇게 긴 평화가 이어진적은 없었다. 오늘날 갈등과 그 갈등으로 인한 사망자는 그 어느 때보다 적다. 끔찍한 이미지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뉴스만 봐서는 믿기 힘든 사실이다.
오염 —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사람들은 최대한 빨리 후쿠시마에서 탈출했지만 이후 16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람들은 방사능을 피해 도망쳤지만, 방사능 때문에 사망했다고 보고 된 사람은 아직 한명도 없다. DDT가 먹이 사슬에 축적되어 어류와 조류에도 침투한다는우려가 제기되었고 DDT사용은 규제되었다. 그러나 대중이 확학물질 오염에 대해 느끼는 공포가 거의 과대망상 수준에 이르는 부작용이 생겼다. DDT는 해롭지만, DDT가 직접 원인이 되어 사망한 사람이 몇 명인지는 찾을 수 없었다. 2002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497쪽 분량의 <DDT, DDE, DDD의 독성 분석>을 펴냈다. 2006년에는 세계보건기구가 드디어 모든 과학적 검토를 마치고 질병통제예방센터와 마찬가지로 DDT를 인간에게 ‘미약하게 해로운’물질로 분류하며, 많은 상황에서 건강에 해로운 점보다 이로운 점이 많다고 보고했다.
테러 — 공포 본능이 힘을 정확히 아는 집단이 있다면 언론이 아니라 테러리스트다. 그 증거는 명칭에 있다. 테러terror, 즉 공포가 그들이 노리는 것이다. 이들은 신체 손상, 감금, 그리고 독살이나 오염같은 모든 원시적 공포를 이용해 목표를 달성한다.
테러는 앞서 2장에서 이야기한 세계적 추세 중 예외에 속할만큼 점점 악화되고 있다. 테러가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4단계에서는 줄고 있다. 사실 4단계 나라에서 테러보다 적은 사망자를 낸 사망원인은 찾기 어렵다. 갤럽이 2001년 9월 11일 이후 일주일 동안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사람 51%가 자기 가족도 테러에 희생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14년이 지나도 그 수치는 변함없이 51%다. 오늘날에도 사람들은 쌍둥이 빌딩이 무너진 직후와 거의 같은 수준의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
공포 대 위험: 실제로 위험한 것을 두려워 하기
공포는 유용할 수 있다. 단 실제로 위험한 것에 공포를 느낄 때라야 그렇다. 공포 본능은 세계를 이해하는 형편없는 지침이다. 공포는 우리가 가장 무서워하지만 위험하지는 않은 것에 주목하게 하고, 실제로 매우 위험한 것은 외면하도록 한다.
자연재해(총사망자의 0.1%) 항공기 사고(0.001%), 살인(0.7%), 방사성물질 유츌(0%), 테러(0.05%) 같은 끔찍한 사건을 다루었다. 이중 연간 총사망자의 1%를 넘는 경우는 없지만, 여전히 언론의 집중적 관심을 받는다.
사실충실성
사실충실성은 지금 우리가 공포에 사로잡혔다는 걸 알아보는 것이고,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이 반드시 가장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