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백 이야기
어떻게하면 피드백을 잘할 수 있을까?
일을 하다보면 동료들과 피드백을 주고 받을일이 많다.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혹은 동료들끼리 피드백이 오간다. 그리고 다른 부서나 거래처와도 업무 피드백을 주거나 받기도 한다.
다들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이 피드백을 교환하지만 그 만큼 일이 나이지진않는다. 어떤 피드백은 일이 잘 풀리게 하고, 어떤 피드백은 오히려 일이 나빠지게 한다.

왜 그런걸까? 우선 사례를 하나 보자.
IT스타트업 개발팀의 새내기 팀장인 세진씨는 고민이 있다.
지난 코드리뷰 시간에 팀원의 코드의 네이밍에 문제가 있어서 코딩 컨벤션에 맞게 고치라고 피드백을 주었다. 그런데 그 팀원의 표정이 안좋아보였다. ‘자기 코드를 지적해서 기분이 나빴나?’
세진씨는 자신이 잘못한 부분이 있는지멘토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런데 멘토는 뜻밖의 이야기를 한다.
요는 마이크로한micro 피드백보다는 더 큰일에 집중하라는 것이다.세진씨는 기분이 나빴다. ‘코딩 컨벤션을 지키는 일이 사소한 일이라니’ 마음이 불편했지만 내색하지 않았고 멘토링을 끝냈다.
세진씨와 멘토는 프로젝트에 중요한 피드백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이 달랐다.
멘토는 왜 네이밍 피드백이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했을까? 세진씨는 멘토의 생각을 모르기 때문에 알 수 없다. 팀원은 어떨까? 그는 그 일이 중요한일이라고 생각했을까? 역시 알 수 없다. 세진씨는 ‘코딩 컨벤션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프로그램의 유지 보수 가능성이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르는 일라고 생각했고, 네이밍 컨벤션이 유지 보수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멘토와 팀원은 세진씨의 생각을 알까? 아마 모를 것이다. 말한적이 없기때문이다.
구글에서 어떤 팀이 좋은 성과를 내는지 연구를 진행했다. 그 유명한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이다. 이때 밝혀진 놀라운 사실은 팀이 좋은 성과를 내는데에 개인의 역량보다, 팀원이 심리적으로 안전함(Psychological Safety)을 느끼는 것이 중요했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팀원들이 틀린말을 꺼내도 무시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때 팀이 좋은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즉 자신의 생각을 내보이는데부담이 없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심리적 안전과 좋은 피드백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좋은 팀이라면 뭔가 불편하거나 이상함을 느끼면 말을 꺼내기가 쉽다. “난 이렇게 생각하는데 당신은 왜 그렇게 생각하는건가요?” 이런식으로 논의가 일어난다. 이야기가 오가면서 서로 왜 다르게 생각했는지, 즉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알게된다. 각자 갖고 있던 프로젝트에 대한 생각의 차이가 드러난다.
세진씨는 유지보수가 프로젝트의 핵심이라고 생각했지만, 팀원은 다른것이 중요하고 생각했을수도 있다. 아니면 프로젝트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여하간 서로의 생각을 꺼내놓지 않으면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만들기 어렵다.

그리고 효과적인 피드백은 중요하거나 사소한 것을 판단 할 기준에 대한상호 공감과 이해가 이뤄진 후에 가능하다. 피드백을 주고받는 행위 이전에 그 기준의 설정하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현실에서는 그 기준이 없거나 모호한 경우가 많다.
정리하자면 내가 생각하는 구글의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의 (틀린 말도 편하게 꺼낼 수 있는)심리적 안전과 효과적인 피드백의 관계 이렇다. 효과적인 피드백을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한지 알아야한다. 그것을 역량이 제일 뛰어난 누군가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팀원들이 같이 탐색해서 정한다. 이는 한번에 끝나지 않고 계속 업데이트 된다. 팀은 프로젝트에 관해 더 정교하고 입체적인 모델을 갖게 된다. 피드백도 더 효과적이 된다. 순환이 반복되고 팀은 계속 성장한다. 좋은 성과를 낸다. 만세!
구체적인 방법
그래서 어떻게 해야할까? 그냥 자주 모여서 토론을 하면 될까? 그렇게하면 서로 얼굴만 붉히고 끝날 가능성이 높다. 심리전 안전도 안전이지만, 논의를 생산적으로 만드는 기술이 따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IT프로젝트 분야에서는 애자일이라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다룬다.
생산적으로 논의를 위한 방법은 다음 글에서 이어가 보겠다.(언제가 될지는 모른다…)
추가…
이 글에서는 교육으로서 피드백은 다루지 않았다. 전문가가 비전문가에게 지식을 가르칠때 피드백을 주곤한다. 이런 교육용 피드백은 그 지식이 오랜시간에 걸처 성숙한 분야에서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완전하지는 않다. 얼마전에 ‘알쓸신잡’이라는 티비 프로그램을 봤는데, 이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유시민 작가와 정재승 교수의 일화가 정답의 불완전한 일면을 보여준다. 어느날 두 사람의 자녀가 시험지를 들고와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물어본적이 있었다. 유시민은 독일에서 경제학을 공부했고, 정재승은 뇌과학자이다. 해당분야에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전문가이다. 자녀가 가져온 문제를 읽어본 두 사람은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시험은 교과서를 기반으로 한것이고, 교과서는 당연히 정답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꼭 그렇지 않다. 사실 여러 주장 중 하나일 뿐이다. 이처럼 오랫동안 성숙된 지식에도 다른 생각이 있는데 그 역사가 짧은 지식들은 어떻겠는가?